C+A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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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rchium

“쓸모없던 땅”

2009년 9월, 아르키움에 입사하자마자 맡게 된 첫 프로젝트는 뜻밖에도 아르키움의 새로운 사옥이었다. 30년 넘게 동대문구 답십리에 터를 잡고 있던 사옥이 구도심 재개발로 철거되며, 회사는 갑작스레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했다.

수개월에 걸친 부지 탐색 끝에 눈에 들어온 곳은 성수동 한켠, 오랜시간 동안 폐기물 처리장으로 쓰이던 부채꼴 모양의 비정형 대지였다. 성수동 일대는 준공업 지역이어서 공장들을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도록 크고 반듯한 필지들로 빼곡한 반면, 이곳은 굽이치는 중랑천과 도시의 그리드가 맞닿으며 우연히 생겨난 삼거리 모서리에 자리한 독특한 땅이었다.

부동산 업자들은 그곳을 ‘가치가 낮은 땅’, 혹은 ‘쓸모없는 땅’이라 불렀다. 하지만 아르키움의 김인철 대표는 그 비효율적인 형태 속에서 오히려새로운 건축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그 도전적인 프로젝트의 PM을 맡겼다.

“살아 숨쉬는 건물”

도시의 풍경은 늘 빠르게 변한다. 언제나 낡은 건물은 허물어지고, 어김없이 새로운 건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건축이란 단순히 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과 시간이 켜켜이 쌓인 ‘장소’를 새롭게 해석하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일이다.

아르키움의 사옥은 그런 질문에서 출발했다. 건축가의 일터이자, 하나의 실험실로서 부채꼴 모양의 땅에 어떤 자세의 건물이 들어와야 ‘주변 환경과 반응하며 어우러질 수 있을까?’

비정형의 도로경계선을 따라 5개의 켜를 일정한 각도로 돌려가면서 배치했다. 그리고 각각의 켜 사이의 틈으로 도시와 건물을 연결 시켰다. 맞은편 건물과의 시선 교차는 줄이면서도 각기 다른 각도로 도시를 바라보는 창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각의 켜중 3개는 반투명 하게 만들어서 낮에는 햇빛을 실내로 유입시키는 장치로 활용했고, 밤에는 실내의 빛이 주변 환경을 은은하게 밝히는 조명 역활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공과정

폐기물 처리장이던 기존 건물을 철거하던 날부터,
땅을 파고, 골조를 세우고, 외부 마감이 완성되고,
마지막 인테리어 공사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현장을 지켰다.

이 현장을 감리하면서 좁은 시스템비계 사이를 다니느라 롱패딩 3벌이 찢어졌고,
한 여름에 그늘 한점없는 옥상에서 탈진하지 않기 위해 소금사탕을 달고 살았다.

도면 위의 선 하나하나가 실제 구조와 마감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끝까지 함께하며 건축이 ‘생겨나는’ 순간들을 단 한번도 쉽게 됬던 적이 없다.
설계와 시공이 부딪히는 지점에서는 함께 방법을 찾았고,
때로는 계획을 수정하며 더 나은 형태를 만들어갔다.

이 건물은 이런 마음으로 지어졌다.
시간과 손의 감각, 그리고 수많은 판단이 켜켜이 쌓여 완성된 결과물.
아르키움 사옥은 그 과정의 집약이자,
정성과 기술과 감각이 만나서 빚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program : Factory, Office

material : Polycarbonate panel, Exposed concrete, Standing seam zinc system

size : 1603.31㎡

location : Sangwon 12-gil, Seongdong-gu, Seoul

structure : Mido Structural Consultants

mep : Samwoo Engineering, Hyeobin electrical Design

landscape : Sangsoo An

construction : Coaz construction

photo : Youngcha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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