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ueb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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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rchium

“공사중 발견한 암반”

공사가 한창이던 어느 날, 땅을 파던 중 거대한 바위가 드러났습니다. 바위를 깨부수고 설계 원안대로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이로 인해 증가 되는 공사비가 클라이언트의 예산 범위를 벗어나게 될 정도여서 방법을 찾던 중, 바위를 제거하는 대신 오히려 그 바위를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결정은 곧 평면 계획의 수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상 1층의 평면 형태가 바위의 윤곽에 맞춰 재구성되었고, 중정에서는 자연석의 질감이 그대로 노출되어, 시간이 켜켜이 쌓인 대지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그 위로 떨어지는 자연광과 식물의 녹음이 어우러지며, 건물은 대지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자연과 도시의 경계”

이 집은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경계에 있습니다.
어떤 자세로 자연과 도시를 받아들여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설계를 시작했으며, 우리의 선택은 단절이 아닌 연속이었습니다.
절제된 건축어휘와 땅속에 있던 자연암반이 만나서 만들어내고있는 묘한 긴장감은 건물의 상당부분을 비워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건축 면적의 3분의 1정도를 찾이하고 있는 보이드 공간에는 숲에서 도시 방향으로 곧게 뻗은 하나의 계단이 있습니다.
이 계단은 단순한 이동 동선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을 잇는 장치여서 공기와 빛, 바람이 건물 안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은 계단이자 복도이고, 테라스이자 때로는 정원이며 작은 골목처럼 작동하기를 기대했습니다.
빛은 하루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고, 그 그림자는 계단의 벽과 바닥에 부드럽게 스며들며 이 건물의 내부 풍경을 시시각각 바꾸어 놓습니다.

시공과정

이 건물의 외관은 콘크리트의 절제된 표정으로 도시의 질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서면 계단을 중심으로 공간이 열리며,
숲의 리듬과 빛의 방향이 그대로 스며듭니다.
한쪽에는 서점과 주거가, 다른 한쪽에는 식생과 정원이 자리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층을 오를수록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 보이게 되고,
다 올라가서 뒤돌아 서면 숲의 초록빛이 가득차게 느껴집니다.
맨 윗층에 이르면 더 이상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사라지고,
건물은 도시와 숲을 이어주는 하나의 통로로 기능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비워냄’을 통해 완성되는 건축입니다.
건축의 틀은 단단하지만, 그 안의 공간은 끊임없이 열리고 흐릅니다.
빛, 바람, 식생, 사람의 움직임이 한 공간 안에서 겹치며
도시와 자연, 구조와 여백이 서로 어우러 지기를 바랬습니다.

“이 건물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시간과 계절, 그리고 빛이 함께 완성해가는 풍경입니다.”

program : Bookstore, Multi-family Housing

material : Exposed concrete

size : 277.12㎡

location : Sunae-dong, Bundang-gu, Seongnam-si

structure : Eden Structural Consultants

mep : Taein Engineering

landscape : Greengraphy J

construction : Twohand construction

photo : Youngcha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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