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tone : Architectural Rejuran
Overtone : Architectural Rejuran
in gonggam
“동안의 나이 많은 건물”
건물이 세워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처음 그 건물이 필요로 했던 프로그램과는 다른 쓰임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주거의 형태가 바뀌고, 도시의 구조가 변하면, 건축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다면, 엄청난 자원의 낭비이자, 도시가 품고 있던 기억의 손실이다.
양재동의 끝자락에 자리한 이 건물 역시 그런 전환점에 놓여 있었다. 30년 가까이 다세대주택으로 존재해왔던 이곳은 서울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확장되는 상권의 흐름 속에서 이제는 주거의 틀을 벗어나, 일과 삶이 함께 머무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으로 변화해야 했다.
시공과정
Overtone은 그러한 변화에 대한 건축적 응답이다. 기존의 주요 구조부를 남겨두고, 비내력벽을 제거해서 2,3평으로 잘게 나뉘어 있던 방들을 하나의 큰 공간으로 통합했다. 이는 단순한 평면 수정이 아니라, 다인가구에서 핵가족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구조 변화에 대한 반응이자, 낡은 건물의 본래 결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다시 살아나도록 유도한 ‘건축적 리쥬란(Rejuran)’의 방식이다.
지하 1층은 주거에 부적합한 환경을 고려해, 동네 주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열린 프로그램으로 바꾸어 카페로 구성했고, 1층부터 3층까지는 1인 가구가 살기 좋은 넓은 원룸형 다가구 주택, 4층과 5층은 건물의 소유주이자 브랜딩 회사를 위한 사무공간으로 계획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주거와 업무, 그리고 커뮤니티가 공존하도록 한 것이다.
대수선 과정에서는 내진 설계를 반영해 철골(H-beam) 보강과 탄소섬유 보강을 병행하고, 층고를 확보하기 위해 한 개 층을 증축했다. 일부 구간은 위층과 아래층의 경계를 제거해 수직적 개방감을 만들었다. 외관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재료 교체 대신, 기존 입면 위로 흰색 루버를 덧대어 최소한의 개입으로 건물의 용도에 맞는 외관을 만들어냈다.
이 프로젝트는 낡은 것을 지우는 대신, 그 위에 새로운 생명을 덧 입히는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도시의 시간 위에 또 하나의 층을 더하듯, Overtone은 건축이 스스로 회복하고 재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인공적인 성형이 아닌, ‘리쥬란처럼 되살아난 건물’, 즉, 스스로의 결을 살려 다시 젊어진 도시의 피부이다.
완공사진
program : Mixed-use
material : Aluminum louver, Exterior insulation finishing system
size : 605.12㎡
location : Yangjae-dong, Gangnam-gu, Seoul
construction : Hama Fact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