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quarters of Jaum and Mo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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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rchium

“조용한 대비”

파주의 들판 위에 놓인 자음과모음의 사옥은 한 권의 책처럼 단정하게 서 있다. 외벽은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되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앞 뒤에 삽입된 붉은 벽돌의 출입구가 건물 전체에 온기를 더한다. 단단한 구조와 따뜻한 물성이 맞닿은 이 조용한 대비는 출판이라는 행위가 지닌 본질인 논리와 감성, 구조와 서정 사이의 균형과 건축적으로 닮아있다. 정면의 단순한 비례와 반복된 창의 리듬은 언뜻 차갑고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과 빛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유연한 여백이 숨어 있다.

진입부를 감싸는 붉은 벽돌은 건물의 유일한 장식이자 중심이다. 마치 책의 표지를 넘기는 순간처럼, 그 문을 통과하면 콘크리트의 단단함은 서서히 사라지고, 투명한 유리와 따뜻한 목재가 공간을 채운다. 내부로 들어선 빛은 천창을 따라 유입되어 깊은 층고를 타고 흐르고, 사람의 움직임과 시선은 복층의 공간 속에서 서로 교차한다. 이곳에서는 벽이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투명한 파티션 너머로 동료의 움직임과 자연의 풍경이 함께 스쳐 지나가며, 일과 사유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흐려진다.

파주의 하늘과 초록빛 풍경은 건물 안으로 조용히 스며든다. 모든 층에 마련된 테라스는 자연과 일상을 이어주는 다리이자,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가 된다. 콘크리트의 차가운 질감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사유하고, 이야기하고, 다시 책을 펴듯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자음과모음의 사옥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목소리를 가진 건축이다. 화려한 제스처 대신 침묵을 택하고, 그 속에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단정하고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생각과 문장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마치 한 문장의 여백처럼, 이 건물은 불필요한 것을 덜어냄으로써 더 많은 이야기를 품는다.
이곳에서 건축은 단지 공간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생각을 담는 형식이 된다.
그리고 그 단정한 형식 안에서, 자음과모음은 오늘도 새로운 문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

자음과모음 출판사 대표님께서 마포구 홍대 인근에 있던 사옥을 파주 출판단지로 이전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고민은 직원들 이었다. 파주 출판단지가 서울에서 차타고 한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출퇴근이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물리적인 거리는 이미 극복 할 수 없으니, 출근 하고 난 후 최고로 일하기 좋은 업무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설계의 목표였다.

  1. 유니버셜 스페이스

    • 사무 공간은 고정된 구획 없이 하나의 큰 장(field)으로 구성되었다.
      노출콘크리트와 투명한 유리 파티션이 공간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며, 구성원 간 시각적 연결을 강화한다.
      업무 성격에 따라 책상과 가구 배치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회의·집중·협업 등 다양한 형태의 업무를 유연하게 지원한다.
      빛과 시선이 가로질러 흐르는 이 개방적 평면은 출판사라는 조직의 유연한 사고와 열린 문화를 반영하였다.

  2. 전층에 테라스

    • 파주 출판단지의 광활한 녹지와 하늘을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층에 테라스를 계획했다.
      내부에서 외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테라스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창작과 회의가 이루어지는 ‘확장된 일터’로 기능한다.
      철제 난간과 투명한 유리 난간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주변 풍경을 그대로 내부로 끌어들인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 공간은 매일의 일상 속에서 감각을 환기시키는 장치다.

  3. 높은 층고와 고측창

    • 단면 계획을 복층 구조로 구성하고 최 상층에 고측창을 배치해서 자연광이 반사광으로 실내로 유입되도록 설계하여, 한 공간 안에서도 다양한 층고와 시각적 깊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층고는 개방감과 쾌적함을 제공하고, 자연광이 깊숙이 스며들어 하루 종일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층고의 변화는 단조로운 사무공간에 리듬감을 더하며, 직원들이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4. 쾌적한 휴게공간

    • 업무의 효율은 휴식의 질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층마다 다양한 규모의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라운지, 개인적으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조용한 코너 등
      직원 각자의 리듬에 맞춰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은 일과 일 사이의 전환점이자, 자연스럽게 교류가 일어나는 사내 커뮤니티의 중심이 된다.

  5. 프라이빗한 화장실

    • 사옥의 화장실은 단순한 위생공간을 넘어, 쾌적하고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공용공간과 동선을 분리하여 사생활이 보장된다. 특히 파티션으로 구획된 공간이 아닌 실제 벽과 방음 잘 되는 문으로 계획하여, 작은 공간에서도 품격과 배려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디테일은 회사의 조직문화와 배려의 철학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6. 바닥 난방

    • 파주 출판단지는 겨울철 기온이 다른 지역 보다 낮은 특성이 있다.
      이를 고려하여 전 층에 바닥 난방을 적용, 따뜻하고 균일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닥 전체에서 전달되는 온기는 난방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실내 공기가 건조해 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서 장시간 앉아 일하는 직원들의 피부까지도 신경을 썼다.

시공과정

program : Office Building

material : Exposed concrete, Brick

size : 2,553.90㎡

lacation : Seopae-dong, Paju-si, Gyeonggi-do

structure : Fair Design Construction

mep : Samwoo Engineering, Hyeobin electrical Design

construction : Structure IN Design

photo : Youngcha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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